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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도박

다음에는 2010. 7. 17. 05:01
 

<파스칼의 도박>

 

신이 인간을 창조하였다고 믿지만 신의 존재를 논리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신은 인간이 믿기 때문에 존재한다.

신은 인간들이 만들었다는 역설도 가능하다.

전지, 전능 그리고 지선의(all-knowing, all-powerful and all-good) 신이 이 세상을 지배하기를 인간은 염원한다

그러나 나약한 인간의 눈에는 이 세상에는 악이 창궐(猖獗)하고 있다.  

이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악의 문제(the Problem of Evil)는 최소한 전지 전능한 신의 존재에 의구심을 야기한다.

전지(全知)하신 신은 악이 존재하는 것을 알고 계시고 전능(全能)하신 신께서는 악이 창궐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텐데,

무엇보다 지선(至善)의 자비로운 신께서는 이 세상에 악이 존재하는 것을 원하지도 않았을텐데.

혹자는 인간에게 시련을 주어 인간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신께서 이 세상에 악을 만들어 놓았다고 주장하지만

전지 전능한 신(God Almighty)이 어떻게 그리 째째 하겠는가?

 

524년경에 로마인 보에티어스(Boethius)는 그의 책 철학의 위안(The Consolation of Philosophy)에서 

종교적 분쟁을 중재하다 

감옥에 갇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왜 세상에서 악한 사람들은 번성하고 착한 사람들은 고통을 받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결국 왜 내가 감옥에 있느냐?하는 한탄이지만, 보에티어스의 해답은 이렇다

신은 우리처럼 매사를 그때 그때 보지 않는다대신 신은 모든 것을 한번에 다 본다,

일종의 영원한 현재(eternal present) 개념이다.

우리와 달리 신은 세상사를 모아 놓았다가 한번에 심판한다는 것이다.

전지 전능한 신이 아무리 바빠도 그러하지 송사(訟事)를 쌓아 놓았다가 나중에 판단하여 한꺼번에 벌 준다는 것은 좀 궁색하다.

결국 보에티어스는 신은 인간의 시간 같은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을 한 셈이다.

 

전지전능(全知全能)한 신이 있다는 것은 신은 모든 것을 다 알고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으니 - 

신은 정보 상 그리고 능력 상 완벽하다.

인간이 정보와 능력에서 제한을 받는 것과 달리  신은 정보와 능력에서 아무런 제한이 없다.

이에 전지전능한 신을 동경하는 인간도 꾸준히 노력하면 이 세상을 지배하는 정보나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왔다.

물론 신 같이 전능할 수는 없지만 전지는 가능하다고 여겼었다.

시간과 자원면에서 인간은 제약이 있지만 종국적으로는 인간의 역사는 그러한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가정하여 왔다.

 

인간의 이러한 막연한 가정을 18세기 후반에 깬 사람이 칸트(Immanuel Kant)이다.

칸트에 의하면

비록 이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이 한정되어 있어도 인간의 지식 습득 도구(faculty)로는 그것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즉 인간이 눈, , 그리고 감각들(senses)을 이용하여 습득할 수 있는 지식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신은 그러한 결함이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신과 인간 사이에는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따라서 칸트에 의하면 인간 지식의 한계는 두 종류이다.  

첫째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무궁한 지식을 인간이  다 알 수 없는 최소한 시간 상의 제약이 있다.   

둘째는 비록 인간이 그런 제약이 없어도 인간이 가진 지식습득 도구가 불완전하다.      

 

인간은 내일 아침 해가 뜬다고 믿고 오늘 저녁 잔다.   ? 어제 아침도, 그저께 아침에도 해가 떳기 때문이다.

닭도 내일 아침 주인이 모이를 준다고 믿으면서 잘지 모른다.   ?

어제 아침도, 그저께 아침에도 주인이 모이를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 그 주인은 그 모이 주던 손으로 . . .  모이 대신 닭의 모가지를 비틀 것이다.  

럿셀(Bertrand Russell)의 비유이지만, 인간이 지식을 습득하기 위해서는 경험 이상의 다른 무엇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인간이 신의 실수 중 하나인가, 아니면 신이 인간 실수 중 하나인가?

(Is man one of Gods blunders, or is God one of mans blunders?),

19세기 니이체(F. Nietzsche)의 질문이다. 잘 알다시피 니이체는  . .  신이 인간의 실수 중 하나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니이체의 신이 죽었다는 유명한 주장을 확인해 보니 다음과 같았다:

신은 죽었다. 신은 죽은 체이다. 우리가 그를 죽였다.

(God is dead. God remains dead. And we have killed him.)

 

1882년에 나온 니이체의 책 The Gay Science 125항에 나오는데, 그 항의 제목은 광인The Madman이다.

 

세상에는 신의 존재를 믿는 유신론자(theist) 뿐만 아니라 무신론자(atheist)가 있고

그 가운데에 불가지론자(agnostic)도 있다

불가지론자(不可知論者)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거나 부인하기에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믿는 것이다.  

이런 불가지론자나 무신론자에게 17세기 프랑스 철학자 파스칼(Pascal)

인간이 신을 대하는 태도는 도박사의 심정 같아야 한다고 충고하였다

 

도박사가 가능하면 따는 것은 최대한으로 그리고 잃는 것은 최소한으로 하여야 하는 것 같이,

인간의 신에 대한 도박도 같다는 것이다.   

신을 믿었다가 신이 존재하면 대박이고 신을 안 믿었다가 신이 존재하면 지옥이니,

인간은 신을 믿는 것이 현명한 도박이라는 것이다

소위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인데, 불확실한 정보에 대한 인간의 한 태도일 수 있다.

 

파암  -    學兄 <우집> 의 칼럼에서

 

 

 *     *     *     *     *     *     *     *     *     *     *  아래는 . .   '08년 중국에서  발견(?)한  사실적 사진 한 컷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