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화
열차가 흔들리다가 문득 내가 누구에게 미운 일, 한 일 없는가 내가 누구에게 서운한 일, 한 일 없는가 내가 누구에게 배신한 일, 한 일 없는가 내가 누구에게 해로운 일, 한 일 없는가 하는 생각 들면서
나도 인간이어서 긴 인생을 인간으로 살다 보니까 더러는 그런 일 있었을지도, 하는 생각 아롱아롱 아롱거리면서 나만 이롭다고 내가 어찌 그런 일 했으랴
했다 해도 지금 이 자리 열차를 내릴 이 지점 가까이에서 내가 어찌하리
잊어버릴 뿐이어라 사죄할 뿐이어라 기도할 뿐이어라 감사할 뿐이어라
긴 나의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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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르게 열차를 좋아하더니 . .
급기야 열차에서 숨을 거둔 김 정일 동지의 영전에 바치고 싶은 추도의 시 -
고인의 명복을 빌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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