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 바람의 소리로 . . .
나는 -
나는 말이오 !
세상에 눈을 뜨면서 주변의 사정에 적응하고저 했으나 순응할 수만은 없었다오 .
저, 말입니다.
제가 새파랗게 젊었던 그 시절에요 !
내가 원하는 그 무엇인가를 꼭 이루어내고 싶었지요 .
그래서 노력하고 몸을 던져 노력하노라하여
엉뚱하다고 할 만한 일을 저질렀네요 . .
그리고 마침내 보통 일이 아닌 - 삶의 큰 획을 확 그었다오 . . .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으므로 운명적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일이라오 ..
새롭게 열어진 인생여정에 반항이 아닌 순응의 인생길 43년을 어느 덧 잘 살아지냈다오 ...
43년이 흘러갔네 요 ..
이제 43년이 지나고 숨을 돌려보는 시간이 되었네요 ...
나는 할 수 있는 한, 누구에게도 명령하거나 강제하지 않았다오 .. 그렇다고 애원도 하지 않았다오 -
닥치는 세상일을 적응하며 순응의 자세로 살아내었다오 . .
이제 2막도 끝이 났나 보오 .. 그러나 남은 길은 아직 앞에 있다오.
해야 할 일이 아직은 남아 있다는 사명감은 버릴 수 없네요 .
아직은 몇 마일쯤은 더 가야 할 것만 같단 말이오.
더 걸어야 하는 앞길 몇 마일은 - 어디에서 무엇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 알 수없다오
다만, 끝날에 꼭 마쳐야하는 숙제가 있는것처럼 이제껏과 같이 열심히 그러나, 바람소리처럼 살리라 . . .
바람 소리 ~ 들리는가? 그렇게 바람처럼 살다 가겠노라구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박 형 전 - <90세 되신 김종필 선생님의 회고록을 감명깊게 읽고 솔솔부는 바람소리같이 저의 넋두리를 품니다 >
< 바람 소리 >
바람은 존재다
바람은 움직이는 존재다
바람은 움직임으로 살아있고 살아있음으로 움직인다
움직이는 바람은
소리로 자신을 알린다
바람은
산과 강을 타고 넘으며
모든 것 어루만진다
만지는 자리마다 사연을 알아내고
바람소리로 사연을 전한다
누군가 들어줄 때
무엇이라도 말해주고
아무도 듣지 않을 때는
바람의 소리로 스쳐간다
듣기를
강요하지 않으며 애원도 아니하는
바람은
들어주는 이에게
듣는이의 언어로 말을 하고
듣지 않는 이에게는 바람소리로 두드린다
바람은
빚어놓은 흙에 생명을 불어 넣고
병들어 듣지못하는 귀는
들을 수 있도록 통하여 준다
바람의 소리는 욕심이 없으나
모든 이야기를
모두에게
다 하고야 만다 - 박 형전
< 1994년, 오래 된 수첩에서 - 5/29 2011 옮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