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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조병화의 단순함과 멋

다음에는 2007. 7. 28. 05:30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조병화
비를 좋아하는 사람은 과거가 있단다.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의 과거가 
비가 오는 거리를 혼자 걸으면서 
무언가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란다.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거리에
한 줄의 시를 띄우지 못하는 사람은 
애인이 없는 사람이란다.
함박눈 내리는 밤에 혼자 앉아 있으면서도 
꼭 닫힌 창문으로 눈이 가지 않는 사람은 
사랑의 덫을 모르는 가엾은 사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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