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말하기
나무 된듯 나무앞에 서서
말을 건네어 보나
나무가 되지 않으면
나무와 말 할 수 없다.
이제껏 수십년을 살면서
내가 제대로 말 건네어 본 사람 있었을까
내가 말을 걸고
마주 내 말을 되받아 준 사람이 있었던가
그러고 보니
나는 아내에게도 아직 말을 걸지 못했다.
헤일 수 없는 나날동안 몸을 섞고 살면서도
나는 아내에게 아내가 되지 못했고
아들에게 아들 되지 못했고
아버지에게 아버지되어 드리지 못하였다.
선배도 되지못했고, 친구도 되지 못했고, 시인도 되지 못했다.
아 - 여전히
나는 나무가 되지 못했다.
달나라에 가고 . .
우주여행을 떠나는 세상에 살면서도
옆집에 가보지 않았고
건너마을에 건너가지 않았다.
나는 스스로 묶은채
나만 바라보고 살아온 것일세
나무야 미안한다 -
친구야, 아내야 미안하다.
내가, 너 되어주지 못하였으므로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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