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상치 않은 일로만 얘기 삼던
TV도
시계침에 밀려 끝이 나고
왜소를 느끼던 나 혼자서
냉수 잔을 손에 들고
리빙 룸에 홀로 앉은 이 밤은
아 - 행 복해라
손해 본 일에 마음이 아픈 아내가 잠든 이 밤
가진것과 못가진 것이 별로 차이가 없는 이 밤은
아 - 즐거워라
할 일도 못할 일도 구별없이 내일로 털어버린
무소유의 이 밤에는 진정
내가 나를 가진것 같아 신바람이 난다
단단히 마음먹고 모든것을 되도록 멀리
던져 버릴수록
모두가 내게 다가와 마주 앉는 감각의
이 밤
내 속을 끓이는 분노도 슬픔도
지구촌 저쪽의 가슴 아픈 참상도
어둠 속 너머로 묻어주는 깊이
넉 넉한 안락의 두터운 폭
.
세상살이도 이방인이요 , 이민살이도 이방인이고 보면
어제의 대 사건도 일년 전의 소식처럼
별 감흥이 없다
섞어서 마신 포도주와 위스키가 얼음에 잠기고
시간이 흘러도 섞이지 않는다 . .
섞이지 않은 얼음물은 홀로 남는다 . .
홀로 남은 이 밤이여 - 침묵으로 도 정이 넘치는 동무여 -
이 밤은 50년 아쉬운 세월마저 끊어낸 손톱처럼 아쉽지 않다
내가 내어 쉰 숨소리도 영원으로 통한 듯
여운을 남긴다
부활의 예수님이 내 곁에 안보이는 건 당연하다.
빔이 지새도록 .. 인식의 고리를 묶어보고 . . 또 풀어보고 . .
진정 자유롭게 공간을 날아 다니는 밤의 자락
어둠속의 빛이여 . .
1997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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