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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기 척 - 이 병률

다음에는 2014. 9. 7. 01:49

 

 

                                                                      . .       < 인 기 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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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오만 년쯤 걸어왔다며 , , , , , , ,

내 앞에 우뚝 선 사람이 있다면 어쩔테냐

 

그 사람

내 사람이 되어

한 만 년쯤 같이살자 조른다면 어쩔 테냐

 

후다닥  짐 싸들고  큰 산밑으로 가 아웅다웅 살테냐 

소리소문 없이 만난 빈 손의 인연으로

실 개천가에 뿌연 쌀 뜨물 흘리며

남 몰라라  살테냐

 

그렇게 살다

그 사람이 걸어 왔다는 오만년이

오만 년 세월을 지켜 온 지구의 나무와 무덤과  이파리와 별과 짐승의 꼬리로도

다 가릴 수 없는 넓이와 기럭지라면

 

그 때 문득 죄지은 생각으로 오만년을 거슬러 혼자 걸어 갈 수 있겠느냐

아침에 눈뜨자 마자 오만개의 밥상을 차려 오만 년을 노래 부르고

산 하나를 파내어  오만개의 돌로 집을 짓자 애교부리면

오만년을 다 헤아려

빚을

갚겠느냐

 

미치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는 봄날

 

마알간 얼굴을 들이밀면서 -  그늘지게, 그늘지게 사랑하며 살자고

슬쩍슬쩍 건드려 온다면 어쩔테냐

 

지친 오만 년 끝에 몸 풀어헤친 

그 사람 인기척이

코앞인데

 

살겠느냐 ...   말겠느냐

 

살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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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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